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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아들올림.

일곱번째 편지(하락장에 임하는 마음가짐)

아버지, 아들입니다.

퇴근 후 열시쯤 커피를 한잔 마셨더니 새벽 한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오기는 커녕 정신이 아주 또렷합니다.

새벽감성을 담아 일곱번째 편지를 띄우고자 어떤 얘기를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보니 지난밤의 하락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싶습니다.

지난밤에는 아버지와 제가 매달 적립식 투자를 해온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 있었습니다.

따로 내색은 하지않으셨지만 투자를 시작한 이후 하루하루 주가와 뉴스정도는 확인하시는 아버지께서도 모르시지 않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하락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아직 통찰력이 많이 부족하긴해도 이번 하락에 대한 제 나름의 의견도 제시해볼 수 있을테지만, 각각의 하락에 대해 매번 코멘트를 다는 것보다는 모든 하락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락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하락에 과도한 두려움을 느낄 것이 아니라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지난밤의 하락은 아주 큰 수준의 하락도 아니었으며, 얼마든지 더 큰 하락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당장 목돈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연스럽게 분할매수를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승장에서 조금씩 비싸져가는 주식을 매달 매수하면서 자연스레 매수평균가격은 매달 올라갔습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매수평균가격이 매달 떨어질테지요.

물론 당장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마냥 기쁜 일은 아니지만, 더 좋은 가격에 좋은 주식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즐길 수도 있어야합니다.

적립식 투자의 초기단계에 있는 지금 저희가 주목해야할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조금씩 늘어가는 주식 수와 계좌잔고입니다.

저희는 처음 약속했듯이 매달 꾸준히 주식을 모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하지않습니까?

혹시 이번 하락이 단기적인 하락에 그치지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조금이라도 비싼 가격에 매도하고 기다렸다가 더 매력적인 가격에 재진입하고싶은 욕심이 생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타이밍은 절대 예측할 수 없을뿐더러 하락장이 두려워 매도한 투자자는 결코 상승장을 온전히 누릴 수 없습니다.

명심하십시오.

하락장을 피하는 것보다는 상승장을 놓치지 않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