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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아들올림.

네번째 편지(애플, 이유있는 자신감)

한 줄의 등식으로 오늘의 편지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반도체 +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 삼성의 갤럭시 = 애플의 A 반도체 + 애플의 IOS + 애플의 아이폰

퀄컴, 구글, 삼성전자.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질 것만 같은 기업들이 보유한 최신 기술의 결정체인 갤럭시.

고개를 돌려 그 반대 진영을 들여다보면 그 모든걸 혼자 힘으로 해내고 있는 애플이 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모든걸 혼자 힘으로 다 하는 것보다는 각자가 잘 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하지만 애플은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핵심 기술을 하나씩 자체기술로 내재화 시켜나가고 있습니다.

PC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왕좌를 내주게 되는 빌미를 제공한 애플의 폐쇄성.

이제 애플은 바로 그 폐쇄성을 무기로 경쟁자들로부터 성벽을 견고히 쌓고 있습니다.

시계바늘을 조금만 과거로 돌려보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1년.

애플의 상징이자 애플 그 자체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고, 새로운 CEO가 선임됩니다.

스티브 잡스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장을 잃은 애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게 될 것이라던 세간의 인식을 보기좋게 무너뜨린 그의 이름은 팀 쿡입니다.

팀 쿡이 전권을 잡은지 10년.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맥으로 이루어진 애플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졌고, 그걸로 모자라 에어팟, 애플워치라는 메가히트작이 라인업에 추가되었습니다.

애플워치는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 전체 시계 출하량을 뛰어넘었으며, 에어팟은 단일 품목만으로도 글로벌 우량기업들의 매출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해내고있죠.

팀 쿡의 애플이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시다 못해 찬란할 정도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이폰을 쓰는 친구들은 아이폰과 더불어 에어팟, 애플워치를 항시 소지하며, 집에는 보란듯이 아이패드, 맥북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애플 생태계의 지배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한번 애플 생태계로 들어가게되면 빠져나오는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을 쓰면서 그 극한의 호환성을 포기하면서까지 타사의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를 적어도 저는 본적이 없거든요.

출시 때 마다 가격 논란이 끊이지않던 아이폰의 보급형 라인업이 나왔을 때는 사람들이 돈에 미친 애플이 왜 저러나 의문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생태계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었죠.

다시 처음 화두로 돌아가 수직통합, 그리고 이후 상술한 생태계 형성.

애플은 이제 아이폰 그 너머를 바라보고있습니다.

공전의 히트작들로 탄탄하게 구축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서비스로의 물 흐르듯 자연스런 매출 전환.

특히 이 서비스 분야는 한번 구축하고 나면 이후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아주 적어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핵심기술(반도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내재화를 통해 단일 기기 내에서는 물론 여러 기기 간에도 극한의 호환성을 추구하여 사용자 경험은 극대화되며 이는 한번 들어온 이로 하여금 다시는 생태계 밖으로 나갈 수 없게하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새로운 사용자들을 유입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여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게됩니다.

이제 조금은 머릿속에 애플이 그리는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다보니 오늘도 역시나 두서없는 글이 완성됐습니다.

제가 이정도로 애정할만큼 위대한 기업이라고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것 같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에 집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