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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아들올림.

세번째 편지(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의 역습)

아버지. 아들입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리고 있는 미래에 대해 얘기해드린다고 했는데요.

애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침체기에 빠졌던 MS가 어떻게 다시 패권을 거머쥐게 되었는지부터 얘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모바일로의 전환에 실패하고 시장의 패러다임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MS는 시류에 편승하는 쪽을 택하기보다는 다음 기술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쪽으로 갈피를 잡습니다.

그게 바로 현시점에서 MS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도 할 수 있는 클라우드였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 선택은 위태로워보이던 제국을 다시 한번 부흥시킨 신의 한수였습니다.

클라우드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MS는 2018년 한 때 애플을 추월하고 시가총액 1위자리를 탈환하기에 이르렀거든요.

대체 클라우드가 무엇이기에 MS는 기업의 운명을 거기에 걸었으며, 그 선택으로 인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었을까요?

클라우드는 쉽게 말해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소 개념인데요.
(엄밀히 말하자면 단순 저장소 개념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것을 기반으로 플랫폼소프트웨어까지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개인에게 저장장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기업에게 서버시설을 증설하는 부담을 날려준 혁신이죠.

네이버나 구글 계정 들어가보면 네이버클라우드, 구글클라우드라고 해서 일정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을 제공하잖아요?

이것이 저희같은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클라우드이고, 마찬가지로 기업에게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저장공간을 제공하는데요.

당연히 개인보다는 기업의 데이터 양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에 클라우드 업체들은 기업부문에 클라우드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진정한 클라우드의 위력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저희같은 개인이 클라우드의 위력을 체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대다수의 기업들이 자체 서버구축에 비해 비용 및 관리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효율적인 클라우드를 선택함으로써 클라우드는 현재 기술산업의 근간이라고 불리울 만한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고화질, 고용량의 영상을 유튜브로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된 것도 다 클라우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죠.

이처럼 데이터가 폭증하고, 그것이 자산이 되는 시대에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현재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점유율 1위 아마존, 2위 MS, 3위 구글이 있습니다.
(4위에 중국의 알리바바가 랭크되어 있고 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내수시장 한정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제외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기업들이 진출해있다는건 그만큼 성장성이 기대되고, 미래가 밝은 산업이라는 얘기가 되겠죠.

지금까지는 각 기업의 시장 내 점유율 확대로 인한 수익보다는 전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수익이 더 큰 상황이긴하지만, 이러한 시장에서 1위 아마존과의 격차를 꾸준히 줄여나가고있는 MS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우는 큰 변화를 앞두고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위에 언급된 3사의 클라우드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MS와 애플이 그러했듯 제 3의 기업이 혜성처럼 등장하여 글로벌시장을 장악하게 될지라도, 클라우드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그 과실을 나눠 먹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MS를 선택한 이유를 한가지 더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요새 전기차니 자율주행이니 하는 얘기도 많이 들어보셨죠?

현재 자율주행 기술의 표준이 되기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3대 클라우드 업체 중 아마존과 구글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직접 나서고있습니다.

하지만 MS는 한발 물러나 자율주행 기술 자체에는 자율주행 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그로 인해 폭발하게 될 데이터 양과 그 처리에 집중함으로써 클라우드 시스템 내에 자율주행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고있는데요.

자율주행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아마존, 구글보다는 협력의 자세를 취하는 MS가 자율주행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아무래도 높다고 판단됩니다.

자율주행 산업 자체의 규모와 성장성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수많은 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지만,
자율주행에서 파생되는 데이터 양 또한 엄청날 것이고, 유행처럼 번지는 자율주행 열풍에 동참하는 것보다는 스스로가 자신있는 클라우드에 집중하는 모습에 신뢰가 더해집니다.

이렇듯 데이터 양이 가장 많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시장에서 경쟁보다는 협력을 택함으로써 클라우드 시장 내 점유율 경쟁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MS입니다.

어떤가요?

조금은 MS에 확신이 생기셨나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두서가 없고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 끊임없이 들어서 수정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세번째 편지가 많이 늦어졌는데요.

아직은 제 머릿속이 제대로 정리되어있지 않은 이유에서인 것 같습니다.

내공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거겠죠.

하지만 글을 써나가면서 제 머릿 속이 조금씩 정돈되어가는 느낌이 드는걸 보면, 편지를 쓰는 행위가 정보를 전달받으시는 아버지 뿐 아니라 제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계속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끝으로, 제대로된 설명도 못 들으시고 오직 아들에 대한 믿음만으로 지난 3개월동안 투자해주신 결과물인 동시에 앞으로 함께 해나갈 긴 투자여정의 일부에 불과할 계좌를 보여드리며 이 편지를 마치겠습니다.


아들올림